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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ient Centric은 선택이 아니다.


오늘은 환자 및 환자 보호자 관점에서 바라보고자 한다. 제약회사 입장에서는 누가 어떤 질환에 걸렸는지 혹은 어느 질환에 관심이 있는지 일일이 알아내기는 무한도전이다. 기술계발은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질환정보를 환자가 어디에 있던 그들이 원한다면 전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꼭 페이퍼 형태로 만들 필요는 없다. 환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질환정보를 얻을 수 있으면 된다. 회사에 대한 이미지도 좋아진다. 얼마전 한 회사가 질환정보를 제공하는 환자용 브로셔에 제품명을 끼워 넣어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제품명 안 넣고 회사로고만 넣자. 그런 질환 정보 제공은 불법이 아니다.

1. 불어오는 Patient-centric 바람

2012년 5월 2일 감기약, 해열제 등 일부 일반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를 허용하는 약사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였다. 1993년 일반의약품 약국외 판매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지 19년 만의 일이다. 그 후 2017년도에 예정되어 있던 상비약 목록 13개 품목이 20개 품목으로 확대한다고 했다. 현재 약사회의 반대로 지연되고 있지만 이 흐름을 멈출 수는 없을 것같아 보인다. 개국 약사들도 발빠르게 점점 설자리가 줄어드는 일반약 판매보다 질환중심 환자 교육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이 키우는 엄마로서 한밤중에 문연 약국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해열을 위해 응급실로 뛰어간 나날들을 생각하면 편의점 판매는 당연한 조치라고 생각된다.

환자들을 위한 제도변화는 이뿐만이 아니다.

상급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시행되는 ‘심층진찰료 시범사업’을 19개 상급종병에서 시작했다. 물론 참여병원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기사에 의하면, 15분 진료를 도입을 실시한 병원에서 만나본 환자와 보호자 모두 만족도가 증가했다고 한다. 환자 입장에서는 본인이 궁금한 질문에 주치의가 일일이 답변해 주어 만족한다고 한다.

기존에는 길면 몇시간씩 대기실에서 기다리다 3분 진료를 받으면 궁금한 것도 제대로 물어보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다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몇시간째 대기하는 환자가 많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 궁금한 내용을 다 물어보는 배짱있는 환자는 많지 않다. 심층진찰료 시범사업은 희귀질환인 탓도 있겠지만 15분이라는 시간이 주어지니 궁금한 질문을 쏟아내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이런 환자를 위한 정부와 병의원의 노력은 앞으로 더욱 강화될 것이다.

자, 여기서 소외된 곳은 제약회사이다. 자꾸 약만 팔려고 하지 말고 사회를 위해 환자를 위해 기여하려고 노력 좀 해보자. 정부-기업체-의료기관. 삼총사가 힘을 합치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2. 환자들이 똑똑해지고 있다.

환자 절반이상이 인터넷을 통해 의료정보를 구한다는 연구가 있다. 이미 10년도 더된 연구이기 때문에 지금은 이보다 더 많은 환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의료정보를 얻고 있을 것이다. 환자들이 근거없는 소스를 통해 정보를 얻으면 질환을 더 키워 오거나 합병증 등에 노출될 수 있는 위험이 상당히 커진다. 그렇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는 필요하다.

최근 환자들을 위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노력들이 있어 소개한다. 너도 나도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환자들이 앞으로 더 똑똑해 질것이다라고.

먼저 청년의사에서 진행하는 나는 의사다라는 팟캐스트가 있다. 환자들이 질문을 올리면 팟캐스트를 통해 의학정보를 자세하고 이해하기 쉽게 전달해 준다. 팟케스트 건강 및 의학 카테고리에서 2회를 달리고 있다. 모든 다양한 종류의 질환을 다 다루는 환자 교육 방송이다. 입담이 다들 너무 좋아 어려운 질환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다. 운전하면서 들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이다.

두번째는 손안의 동영상 의학백과사전을 표방하는 비온뒤이다. 환자들에게 각종 건강정보를 시의적절하게 전달하고 건강에 관한 궁금증을 전문의가 자세하고 알기 쉽게 해결해 준다.

3. 환자와 보호자들이 주도하여 약을 선택하다.

올해 1월 영국에서 화이자는 블럭버스터인 비아그라를 ETC에서 OTC로 변환하는 놀라운 선택을 했다. 약물로 인한 부작용보다 환자들이 얻게 되는 편익이 더 크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런 선택을 지지한 허가당국의 설명이다. 약물선택권이 의사에서 환자로 넘어간 획기적인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도 이런 변화가 가능할까? 비아그라는 PDE-5 inhibitor로서 혈관을 확장시키는 물질을 분해하는 효소의 작용을 억제한다. 그래서 비아그라와 작용하는 곳이 같은 니트로글리세린과 나이트레이트는 병용금기 약물이다. 같이 복용하면 혈관이 지나치게 확장되고 그 결과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약물 특성에도 불구하고, 영국에서 약물 부작용 사례없이 무탈하게 잘 정착한다면 한국에서도 이렇게 론칭할 수 있는 날이 있을것이라 기대해 본다. 고맙다, 영국인들에게.

멀리 갈 것도 없이 한국 맘카페에서 일어나는 일을 살펴보자.

가다실이라는 백신이 있다. 가다실은 미국에서 지난 2006년에 9~26세 여성을 대상으로 인유두종바이러스(HPV) 6, 11, 16, 18형에 의해 유발되는 자궁경부암과 생식기 사마귀 등의 예방에 대해 허가받은 백신이다. 2008년 3월 31일 기준으로 세계적 제약회사인 머크(Merck, 한국명 MSD)사가 2006년 6월 허가받은 이후 가다실을 전 세계에 공급했다. 한국에는 2008년에 들어왔다.

가다실과 서바릭스라는 자궁경부암 백신에 대한 엄마들의 글을 읽기 시작한 것이 이때쯤이다. 어느 산부인과, 소아과가 백신이 있더라, 가격은 얼마다 등 백신 접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엄마들 관심이 많았던 터라 내 주변에 딸가진 엄마들은 거의 다 맞혔다. 나는 아들만 있어 그 대열에 동참하지 못했다. 그리고, 급기야 2016년부터 자궁경부암 백신이 국가예방접종 백신에 들어왔다. 2004년에서 2005년 사이 출생한 만 12세 여아 대상 보건소와 의료기관에서 무료 접종을 실시한다. 우리나라 엄마들 만세다.

미국 가다실 광고는 대놓고 부모들의 역할을 강조한다. 이런 광고를 낸 것 때문에 noise marketing은 확실하게 하고 있다. 약물 선택권이 의사에서 환자나 보호자로 넘어가는 것이 못마땅한 사람들은 불편한 광고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이런 흐름을 더욱 촉발할 것이 디지털화이다. 환자들은 자신의 혈당이나 혈압등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지금보다 더 질환의 주체가 될 것이다. 이런 다양한 생체정보나 질환데이터가 환자들을 더욱 똑똑한 의료소비자로 교육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이런 변화는 마땅히 환영할 만하다. 환자 스스로가 건강 관리를 잘 한다면 빠른 치료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분들은 이런 환자들의 변화를 준비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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