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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Watson의 고군분투와 시사점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요즘 병원과 제약회사 등을 포함한 헬스케어 업계는 이를 도입하고 적용한 여러 실험들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코트라(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글로벌 AI 헬스케어 시장은 2021년 67억달러(약 7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향후 2년 내에 미국 내 약 35% 이상의 병원에서 인공지능기술을 활용하게 될 것이고, 5년 내에 최소 50%의 병원에서 적용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며, 인공지능기술을 통해 의료서비스의 성과는 30~40%가량 향상되고 치료비용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다.

이와 같은 고성장이 예상됨에 따라 IBM, 애플, 구글 등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일찌감치 의료 관련 AI를 둘러싼 많은 투자와 연구를 진행했으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 중 현재 헬스케어 현장에서 가장 많이 쓰여 널리쓰이는 IBM Watson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1. IBM Watson 헬스케어 분야에서의 진화

IBM은 2010년 헬스케어 부문에 1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본격적으로 헬스케어 시장에 참여했다. 2015년에 우리에게 익숙한 IBM Watson 헬스 부문 런칭했다. 헬스 부문에 대한 투자는 계속 이어졌다. 헬스케어 데이터 분석회사 트루벤 (Truven Health Analytics)를 26억 달러에 인수를 시작으로Phytel, Explory, Merge, Truven 등 다양한 회사 인수를 통해 CT, MRI 등 300억 개의 헬스 데이터 및 이미지를 확보하고, 약 7500개의 병원과의 협력관계 구축했다.

IBM Watson은 빅데이터를 이용해 의학 진단 및 치료 정보를 학습해 진단의 정확성을 높이고 치료에 대한 제안을 하고 있다. 실제로 2014년 미국 종양학회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전문의들과의 진단일치율이 대장암 98%, 직장암 96%, 자궁경부암 100% 등으로 높게 나타난다고 한다. Watson은 한국 가천대 길병원에서 이미 암 치료를 지원 중으로, 각종 암 치료에 적극 활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는 암에 집중하고 있는데 향후 다른 질환에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한다. IBM Watson의 유용성은 진단 정확성뿐 아니라 진단에 소요되는 시간을 크게 단축하므로 관련한 의료비용 및 의료시기를 최적화할 수 있다는데 있다.

2.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검증의 과정

가천대 길병원이 지난 해 12월 5일 국내 처음으로 IBM Watson을 이용한 이래 현재까지 600명의 환자가 AI진료를 받았다. 가천대 길병원은 AI진료 효과를 분석중인데, 환자들의 진료만족도와 신뢰도가 올라갔다고 한다. 이 기사를 접하고 한국보다 먼저 시작한 미국은 어떨까 싶어 자료를 찾아보았다.

MD Anderson Cancer Center(MACC)에서 IBM Watson이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한 채 철수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엄청난 의료 AI의 탄생이라고 열을 내며 띄우던 미국 언론도 저널리즘을 망각했다는 칼럼도 있었다. 즉, 꼼꼼한 조사나 일말의 의심없이 과도하게 언론에서 띄우기를 하면 묻지마 투자로 이어질 수 있으니 경각심을 가지자는 내용이었다. 참 이 용감한 기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막장 드라마같은 일이 일어난 엠디엔더슨의 내용이 궁금하다면 기사를 참고하면 된다.

며칠 전 대학생들 대상 강연에서 한 학생이 “바이오헬쓰케어 스타트업에 들어가고 싶은데, 어떻게 좋은 스타트업을 고를 수 있을까요?” 라는 질문을 했다. “기술만큼 사람을 보세요. 기술은 스타트업의 특성 상 거품이 낄 수 밖에 없는데, 사람은 그 거품이 얼마 못 가요. 그러니 한두달 인생의 투자라 생각하고 그 회사에서 일해 보고 결정하세요. 그리고, 진짜 중요한 건... 주변 동료들의 표정을 보면 좋은 회사인지 아닌지 알 수 있습니다.” 라고 말해 주었던 기억이 난다.

미래 상상력을 실현시키기 위한 새로운 기술발전 노력은 끊임없는 열정을 담보로 하기 때문에 박수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잘못된 정보를 흘려 언론 플레이에 활용하면 묵묵히 오늘도 자기의 길을 가는 다른 사람의 투자기회까지 빼앗을 뿐 아니라 수많은 인재들의 유입이 절실한 스타트업도 인력난을 겪게된다.

나는 이 일련의 과정들이 모두 검증의 과정이라 생각한다. 의약품은 잘 다자인된 프로토콜을 이행하면서 1상, 2상, 3상 임상을 거의 10년동안 거치며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한다. 사실 이런 혹독한 검증을 거치고도 예상치 못했던 치명적인 부작용사례로 시장에서 퇴출되거나 소송에 시달리는 블록버스터들도 많다. 하지만, AI를 비롯한 새로운 기술은 비교할만한 선례가 없기 때문에 지금 이런 선례도 만들어야 하고 제품이나 서비스의 실력도 검증 해야 하는 두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셈이다. 이런 노이즈는 불가피하다고 마음먹고 많은 회사들이 이 어려운 상황을 현명하게 극복했으면 좋겠다.

3. 결국은 데이터의 확보 및 선별의 문제

인공 지능이 가장 효과적인 형태라고 이야기하는 이유는 대용량 데이터에 대한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AI는 대량의 데이터를 검색하여 패턴을 확인하고 추측하는 알고리즘이 있기 때문에 훈련을 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데이터를 필요로 한다. 검색 엔진을 가진 Google은 사용자의 온라인 행동에 대해 수집하는 풍부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검색 시스템을 완성했다. 이런 검색 엔진을 가진 Google에 비하면 IBM을 비롯한 헬쓰케어 기반 AI 기업들이 모은 정보의 양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의료분야가 민감한 정보가 많기 때문에 선뜻 자료를 내 줄 의료기관이나 정부가 많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말하자면, 고객이 자신의 데이터를 내놓도록 설득할 수 있다면(!) 경쟁자는 따라 잡기 어려울 정도로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는 말이다.

추가적으로 어떤 종류의 임상 결과와 학술지 등이 AI 학습에 활용되었는지에 따라 추천하는 치료법은 매우 다를 수 있다. 이는 곧 개별 환자에 대한 치료 방법을 두고 의사와 AI 간 의견 차이가 빈번하게 불거질 가능성이 커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니 무작장 데이터를 모으지 말고 이 데이터는 어떤 중요성을 가질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 가면서 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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